상교닷컴 네번째 이야기... '그의 도서관'
2007년의 6월.

일본생활의 막바지에 접어든 나는 여행의 충동에 휩싸이곤 했다.

때마침 일본으로 선희누나가 놀러왔는데 홋카이도北海道에도 갈테니 같이 후라노富良野 구경을 가자는 제안이 찾아왔고,

나는 옳거니 하고 던져진 미끼를 덥썩 물어버렸다.

사실 4년 전에 홋카이도에 여행을 왔을 때 후라노에도 갔었지만,

한겨울이었던 터라 그저 눈밖에 기억나지 않는 새하얀 곳이었다.


후라노는 스키를 타러 가는 사람들이 겨울에 놀러가지만,

아니면 보통 6~7월이 가장 관광객도 많고 볼거리고 많은 시기이다.

라벤더가 유명한데 우리가 간 6월 21일부터 22일은 한창 때보다 조금 일렀다.

하지만, 덕분에 관광객은 조금 적을테니 그만큼 편안하게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여하튼 삿포로札幌에서 열차를 타고 두 시간.





아사히카와旭川에 도착했다.

역앞의 모습은 4년전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

다만 눈이 있고 없고의 차이랄까.





아사히카와역도 마찬가지.

'그땐 그랬지'라는 노래가 유행가가 된 이유 중에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그 가사에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은 12시가 되기 조금 전이었고, 열차를 갈아타는데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가볍게 요기를 할 생각에 역 앞 큰 길을 따라 걸었다.





역 앞에는 많은 백화점을 비롯하여 큰 상점들이 많이 들어서있다.

그 중에서 내 눈을 끈 간판이 있었으니





바로 '바이코우켄梅光軒'

내가 일하는 라면집과 가장 친한 가게가 이 아사히카와의 바이코우켄이었다.

자주 이 곳의 라면을 점심식사로 먹곤 했었는데,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아사히카와에 직접 가서 먹으면 쓰는 물이 다르기 때문에 더 맛있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던 것이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지하에 조그맣게 자리잡은 곳이지만 손님은 많이 있었다.

본점은 아니고 장사가 잘되는 역 앞에 가게를 하나 낸 것 같다.





이것이 바로 쇼유라멘しょうゆラーメン.

닭과 어패류를 사용해서 만든 국물에 간장으로 간을 한 라면이다.

옛날 그대로의 맛을 지켜온 것인지, 라면의 아주 전형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닭과 어패류이기 때문에 느끼하지 않고 매우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사실, 삿포로점과 크게 다른점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본점은 맛이 다를지도)

국물하나 남김 없이 다 먹고 일어섰다.





사진을 찍는다니 환하게 웃어주는 아저씨.

어느 정도 잘나가는 라면집에서 즐겁게 라면을 만들며, 소시민적인 삶을 살아가는 꿈을 잠시나마 꾸었었기에,

더욱 더 애착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참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빗방울이 가늘게 떨어지는 가운데,

'노롯코ノロッコ'라는 SL기관차에 탑승!





열차 안은 대략 이런 분위기.





라벤더를 보러 가는 사람들을 위해 라벤더가 피는 시기만 특별히 운행하는 열차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있었고,

중국, 대만, 한국 등의 많은 동양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열차가 좀 초라했던게 사실이었고,

주변에서 시끄럽게 들려오는 말소리들은 분위기를 반감시켰지만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푸른 들판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빗방울 사이로 달리는 열차.

그 바퀴의 덜커덩 거리는 가락에 맞추어 나도 그렇게 그곳에 동화되어가는 기분이었다.

열차와 비의 조합은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두 짝이다.





누나도 함께 ㅎ





우리는 그냥 그렇게 흔들리는 열차에 몸을 맡겨두었다.





계속......

댓글 '4'

[레벨:21]이보경

2009.01.01 22:38:07

이쁘시다 ㅎㅎ 근데 여기가 후라노인가요? 후라노 기대하고있음 ㅎㅎ

[레벨:22]신정원

2009.01.01 23:32:54

우와 저런 열차 타는거 좋아하는데 ㅋㅋㅋ

[레벨:22]신정원

2009.01.01 23:33:27

어느 정도 잘나가는 라면집에서 즐겁게 라면을 만들며, 소시민적인 삶을 살아가는 꿈 <- 상상해버렸어요 ㅋㅋ

[레벨:63]Sanggyo

2009.01.02 11:47:09

후라노 곧 나온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이 게시판에 대하여. [레벨:63]Sanggyo 2004-07-06 4789
249 워킹홀리데이 싱그러운 꽃밭에서 image [11] [레벨:63]Sanggyo 2009-01-27 2403
248 워킹홀리데이 후라노富良野의 보랏빛 향기 image [6] [레벨:63]Sanggyo 2009-01-22 2180
247 워킹홀리데이 비내린 후라노를 걸어 팜토미타ファーム富田로 image [6] [레벨:63]sanggyo 2009-01-16 1969
» 워킹홀리데이 아사히카와旭川를 거쳐 후라노富良野로 가는 길 image [4] [레벨:63]Sanggyo 2009-01-01 1943
245 워킹홀리데이 마지막 모토마치공원元町公園 image [7] [레벨:63]Sanggyo 2008-11-01 1272
244 워킹홀리데이 하코다테函館 고갯길 산책 image [5] [레벨:63]Sanggyo 2008-10-28 1282
243 워킹홀리데이 외국인묘지 image [4] [레벨:63]sanggyo 2008-10-21 1232
242 워킹홀리데이 푸른 묘지를 걷다 2. image [6] [레벨:63]sanggyo 2008-10-09 1194
241 워킹홀리데이 푸른 묘지를 걷다. image [5] [레벨:63]sanggyo 2008-10-07 1081
240 워킹홀리데이 하코다테시函館市 장례식장 image [4] [레벨:63]sanggyo 2008-09-22 1074
239 워킹홀리데이 하코다테函館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 image [12] [레벨:63]sanggyo 2008-09-17 1175
238 워킹홀리데이 마츠마에松前 안녕- image [3] [레벨:63]sanggyo 2008-09-09 959
237 워킹홀리데이 되돌아 내려오는 길 image [3] [레벨:63]sanggyo 2008-09-07 914
236 워킹홀리데이 그저 꽃.꽃.꽃. image [4] [레벨:63]sanggyo 2008-09-06 879
235 워킹홀리데이 마츠마에松前의 봄날에 image [4] [레벨:63]sanggyo 2008-09-03 1031
234 워킹홀리데이 꽃길을 걷다. image [4] [레벨:63]sanggyo 2008-09-01 880
233 워킹홀리데이 마츠마에성松前城에 들어서다. image [3] [레벨:63]sanggyo 2008-08-30 1107
232 워킹홀리데이 남쪽 끄트머리의 마을 마츠마에松前로 가자 image [4] [레벨:63]sanggyo 2008-08-20 821
231 워킹홀리데이 하코다테函館에서의 첫 날 밤은 맥주와 함께 image [2] [레벨:63]sanggyo 2008-08-12 912
230 워킹홀리데이 벚꽃 한가득 image [2] [레벨:63]sanggyo 2008-08-11 934
Copyrightⓒ2004-2010 Sanggyo.com All rights reserved.